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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speakable Groaning

#11 성령의 말할 수 없는 탄식 : 캄보디아 에서의 선교 경험 (1997-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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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드러내심

 

 

1994 년 1월 나는 싸이판 에서 살고 있었다.

주일 예배를 드리고 오후예배 가기를 기다리며 벽에 기대어 좀 쉬고 있었고 아이들은 옆집의 아이들과 같이 방안 침대 위에서 점프를 하며 놀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집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무섭게 흔들렸다. 얼른 아이들을 불러 식탁 밑으로 들어가 기도하기 시작했다. 집이 바다. 위에 있는 배 모양으로 좌우로 심하게 움직였다. 그러니까 온 땅이 그렇게 흔들린 것이었다. 그것은 한 30 초 동안 지속되었는데 지극한 공포를 느꼈다. 땅은 움직이지 않는다고 막연히 믿어 왔는데 그 믿음이 깨지면서 마치 물 위에서 흔들리는 배처럼, 땅도 그렇게 흔들린다는 것을 경험했을 때, 그로부터 오는 두려움이었다. 어떤 무서운 강도를 만났다거나 무서운 영화를 봤을 때 오는 그런 공포와는 다른 차원이었다. 믿어왔던 그 믿음이어지면서 오는 공포였다. 다음 날 신문을 보니 진도 8.1 의 지진이았다고 했다. 그래도 싸이판 섬 밑으로 산호층이 쌓인 지층이어서 그 총격을 많이 흡수했기 때문에 피해가 적었다. 그 때 운전을 하고 있었던 사람들은 차를 아무리 똑바로 몰려고 해도 똑바로 가지 않고 옆으로 가더라는 것이었다. 상점, 가게에 진열되어 있던 물건들은 넘어져 쏟아져 내렸다. 막연히 믿어왔던 일. 그리고 그 믿음이 진리인 것처럼 생각되었던 것이 흔들리고 깨어질 때 오는 공포는 설명하기 힘들게 공허하면서 허탈함을 동반한다.

나는 1980 년대 후반에 성지순례 인솔자로서 성지순례를 7 번을 다녀왔다. 그 코스는 이집트 카이로에서 시작해서 출애굽 경로를 따라 시내산을 올라가고, 타바 국경을 통해 이스라엘로 들어와서 그리스, 이탈리아, 스위스, 독일, 프랑스, 영국의 신약시대 흔적을 돌아보는 긴 일정들이었다. 주로 은퇴를 앞둔 목회자나 경제적 여력이 있는 장로님들이 많이 다녀오셨다. 우리는 의례껏 우리가 알고 있는 시내반도에 있는 그 호렙산, 시내산을 모세가 올랐던 십계명을 받은 산으로 알고, 이른 새벽 그곳을 힘들게 등정하고, 그 곳에서 일출을 보고 예배를 드리고 내려오곤 했다. 그러나 최근 읽은 책이나 인터넷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에 있는 라오즈 산이 성경에서 말하는 시내산 이요, 출애급 해서 홍해바다 건것도 수에즈운하가 있는 그 쪽 바다가 아니고 아카반 반 그쪽 바다를 건넜다는 새로운 학설이 나왔다. 그 학설이 더 신빙성이 갔다. 왜냐하면 나도 6 번이나 기존의 출애굽 노정을 따라 다녀 왔지만 그 코스에서는 어떤 결정적인 출애굽의 증거들이 없었는데 새로운 학설에서는 많은 증거들이 그것을 뒷받침하고 있다. 여기서 나는 또 한 번 내가 전통적으로 막연하게 믿어오고, 성도와 신학생들 에게 가르쳐 왔던 것이 심하게 흔들리면서 허탈감을 느꼈다.

이제 점점 마지막 때로 가면서 하나님은 모든 것을 진리 가운데, 그리고 만인에게 드러내실 것이다. 어떤 때는 평범한 사람을 통하여, 어떤 때는 전문인을 통하여, 남녀노소 관계없이 성령을 부어주시고, 그 성령을 받은 자는 하나님의 진리를 나타내고 잘못된 기존의 사고방식이나 전통들을 하나씩 고쳐나가실 것이다.

캄보디아 선교지에 있으면서 이러한 성령의 행하심과 또 하나님이 쓰시는 사람들의 사역들을 관찰하면서 성령님의 사역을 더욱 이해하게 되었다. 선교현장은 성령님이 왕성하게 일하시는 모습을 가까이서 많이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이 우리에게는 축복이다. 어떤 때는 왜 저사람을 이 선교지에 보내셨을까? 하는 의구심을 가져 볼 때도 있었다. 그러나 나중에 세월이 지나고 보면 그래서 보내셨구나. 그 사람이 아니면 그 일을 감당하기 힘들기 때문에 성령님이 미리 모든 형편을 아시고 가장 그 일에 적합한 그 사람을 그 장소에 보내셨구나 하는 것을 깨닫는다.

근 이 천년 동안 성경의 진실성이 논란 되었지만 쿰란 동굴에서 2000 년 전 쓰인 성경 필사본이 발견되고 그 내용이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성경 내용과 정확히 일치함으로, 그것을 20 세기 최대의 발견이라 한다.

우리가 사는 시대는 어떻게 보면 기존의 전통이라는 틀들이 하나씩 깨어져 나가고 새로운 틀이 맞추어져 나가는 시대이다. 이 세상에 들어나지 아니할 것이 없고, 하나님 말씀 외에 절대 진리가 없고, 지혜있다고 하는 자가 어린아이 같은 자에게 수치를 당하고, 전통적인 권위가 내려앉을 수 있는 그러한 시대에 살고 있다. 선진국이라고 마냥 선진국이 될 수 없고 비참한 이러한 선교지도 마냥 그러한 상태로 머물지 않는다, 정말 성령의 탄식하심으로 우리에게 매일매일 무엇을 가르쳐 주시기를 원하시는지. 그 뜻을 따라 행함이 이 요동치는 세상을 기는 데 가장 안전한 길이다.

동남아시아의 진주라고 하는 싱가폴은 도시국가이다. 아이들이 살아서 돌아다니는 닭을 보지 못하고 자라난다. 그래서 캄보디아에 와서 온 동물들이 돌아다니는 것을 신기해 한다. 이 평온할 때는 싱가폴이 살기 좋은 깨끗한 나라이지만 환란이 시작되면 가장 극심한 고통 가운데 지낼 수 밖에 없는 나라이다. 땅에서 생산되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온통 시멘트바닥이고 아스팔트이고 빌딩 숲이다. 환란이 시작되면 캄보디아가 참견디기 좋은 나라다. 겨울이 없어 연료비가 없어도 괜찮고 음식값이 싸서 중고, 인터넷 등으로 촘촘히 감시 당하지 않아서 좋고 또 전도지이므로 마지막까지 주의 일 할 수 있고 참 좋은 곳인데 세상 사람들의 눈에는 가려져 있다.

 

≪오리알≫



뽕 띠어 뿌우 - (아저씨, 오리알)

뽕띠어 뿌우 - (아저씨, 오리알)

멀리서 웃음지으며 달려와 

덮어 놓았던

끄로마 천을 벗기고

하얗고 프르스름한

오리 알을 보인다

부루진 모자를 깊숙이 쓰고,

주름 치마를 입고, 비닐 봉지 지갑을 든,

이 열 살쯤 되어 보이는 소녀는,

항상 차가 서는 이곳에서

이 단골 손님에게

재회의 인사를 건넨다

 

 

 

≪버팔로≫



황토 물 웅덩이에 버팔로 두마리
얼굴만 내밀고 드러누워 있다
커다란 두 귀로 날벌레 쫓으며
한낮의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윽고 커다란 배에서 황토 물
뚝 뚝 떨어프리고
목에 단 큰 방울 달랑거리며
물 속에서 나오고 있다.

겁 많고 순진한 버팔로
애들을 등에 태우고도 온 순 한 버팔로
이 나라의 버팔로
이 사랑들의 친구 버팔로